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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3. 29. 15:37

버스커 1집 본 것들, 들은 것들2012. 3. 29. 15:37

 

역시 예상대로 공개된 앨범보다는 녹음버전 원곡이 내 취향이다. 이런 밴드는 아마추어리즘이 매력인데 너무 멀끔해졌다. 팬의 애정표현으로서 앨범은 사주겠지만 아마 듣는 건 원곡을 듣게 될 것 같다. 숙대 경희대 버스킹 영상이 떠돌아다니던데 여긴 안 오나. 금요일날 콘서트 티켓팅이 있는데 떨린다. 보통 신인가수라면 이렇게 데뷔하자마자 콘서트하는 건 정말 말도 안 되는 페이스긴 하지. 메이저 계열사 쪽에서 데뷔하니 이런 좋은 점이 있긴 하구나. 암튼 간만의 콘서트 기대된다. 어린 애들이 너무 시끄럽게 할 게 뻔해서 좀 걱정되긴 하는데 뭐 어쩔 수 없지. 아 범프 이후에 몇 년만의 콘서트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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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카뮈카뮈
2012. 3. 27. 22:41

3월 27일 일상2012. 3. 27. 22:41

 

간만에 카페에서 페이퍼 쓰느라 죽치고 있는데 Train의 Drops of Jupiter가 나온다. 그 친구에겐 정말 나쁜 짓을 했는데 잘 지내고 있을까. 생각해보면 언제나 특정 장면을 생각나게 하는 노래들이 있다. 중학교 때 처음 커트 코베인을 만났던 뮤직타워의 뉴욕 언플러그드 공연 실황버전 Where did you sleep last night의 아직도 생생한 충격. 춘천 가는 기차에서 우리는 범프의 '벤치와 커피'를 같이 나눠 들었었지. 밴쿠버의 평화로운 낮에는 Love Psychedelico의 California가, 길고 긴 밤에는 데미안 라이스의 Amie가 있었다. 처음 그 사람에게 긴 문자를 보내고 돌아온 긴 답문에 벅차하던 그 날의 5000번 버스에서, 시이나 링고의 Unconditional Love를 들으면서 나는 그렇게도 울었었다.

이제 그 모든 것들이 아물어가는데 거기에 더 이상 음악은 없다. 감정에 취해서 잊을 수 있을 때가 좋았다. 이젠 그렇게는 안 된다.

 

아 이 페이퍼 미리 좀 할 걸 짜증난다. 데리다 잘 모르는데 꼭 써야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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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카뮈카뮈
2012. 3. 23. 01:19

오늘은 일상2012. 3. 23. 01:19


기분더럽고 신기하고 가슴뛰었던 하루였다. 내 안부 따위가 무슨 의미가 있긴 한가? 온갖 과대해석에, 답장을 해야 하는지 한 시간 동안 죽을 듯이 고민했던 내가 미련돋아서 싫다. 이제 웬만한 스트레스는 한두시간 이내에 옅어진다.

언제나 환희는 짧고 고통은 길다. 우리네 삶은 그 고통에 둔감해져 가는 과정인 것 같다. 평범한 게 가장 행복한 거라는 말은 그렇게도 쓰디쓰다. 지금 잠들면 내일 아침 내가 눈뜨는 삶은 다시 평범해져 있을 거다. 오늘 밤 내 무의식과 꿈의 세계가 그 무엇에 의해 방해받지만 않는다면, 그렇게 될 거다. 반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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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카뮈카뮈
2012. 3. 20. 01:15

3월 19일 일상2012. 3. 20. 01:15


두 달 전의 그 순간을 이겨내게 해 줬던 아리요시, 멘탈리스트, 운동 이 세 가지 모두에 약간 힘이 빠진 요즘, 다시 기댈 데가 없어진 걸 실감한다. 계속되는 꿈들도, 불면증도 재발상태다. 그 학교로부터의 deny letter가 예상보다 타격이 컸던 게 계기인 것 같다. 바쁘지 않은 게 아닌데도 틈틈히 감정이 무너진다. 제발 부탁인데 다 좋으니 꿈만은 그만둬줬으면 좋겠다. 과거의 환상은 현재의 고통보다 몇 배 더 견디기 힘들다는 걸 이제야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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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카뮈카뮈
2012. 3. 14. 19:04

여유 일상2012. 3. 14. 19:04


삶의 여유란 가진 자의 것이다. 부족함에 목마르고 괴로운 이는 언제나 필사적일 수밖에 없다. 예쁘게 차려입고는 화이트데이잖아요, 하는 친구에게 예전같으면 와 좋겠다, 잘 다녀와 하고 웃으면서 인사할 수 있었을 텐데 오늘은 그렇게 못했다. 내가 그렇게 못했다는 것도 그 순간이 한참 지나고 나서야 깨달았다. 알면서 그런 게 아니라 정말 무의식적으로 못 했다는 게 무엇보다도 안타깝다. 내 삶의 특정한 부분에서 또 하나의 '여유'를 잃었다는 게 이제 정말 피부로 다가온다. 방학 때는 나 혼자 감싸안고 있으면 그냥 지나가는 문제였지만 개강하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니 그게 그렇게 안 된다. 괜히 애꿎은 블로그만 들락날락. 이런 걸로 나약해지는 게 정말 나도 싫다. 내일은 바쁠테니 좀 나을거다. 에이 컴터 접고 그만 운동이나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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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카뮈카뮈
2012. 3. 14. 01:24

오늘도 일상2012. 3. 14. 01:24


스트레스는 계속. 아마 모레까지는 투 비 컨티뉴드 모드. 어쩌면 그렇게도 정말 벌레같은 인간이 있을 수 있을까. 나중에 현실과 타협하는 인간이 되더라도, 어찌됐든 내게 주어진 선택지는 이것 이외엔 없었다. 여기는 돼지우리보다 더 지저분하다. 적어도 돼지는 순수하기라도 하니까. 

이 일로 멘탈이 계속 쪼여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자꾸 감성적이 돼서 미치겠다. 그 미국정부 효과도 혼자 있으니 오히려 부작용 유발. 외부도 내부도 전쟁이다. 평화롭게 좀 살자...

+

요즘 내 인터넷질의 70%는 고해커스와 더그래드카페의 무한반복이다. 아까도 에세이 쓰다 거의 무의식적으로 더그래드카페 들어갔는데 마이애미 합격한 어떤 애 코멘트가 눈에 들어왔다. Fell on the floor and sobbed for thirty minutes. Second time applying. First acceptance. 어머 눈물나. 축하해. 마음이 따뜻해져 집에 왔더니 바로 그 마이애미로부터의 리젝션이 책상 위에 곱게 놓여있드라.

남 일 돌볼 때가 아니다 진짜.ㅋㅋㅋ

+

토리노의 말에 대해 뭔가를 쓰고 싶은데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듯한 느낌이 들어 쉽사리 써지질 않는다. 요즘 유난히 책에든 음악에든 영화에든 압도당하고 싶은 욕망으로 가득했는데, 간만에 그 욕망을 채워준 작품이었다. 살을 에이는 바람소리와 반복되는 시퀀스, 건조한 모노톤의 마력. 그 이름 긴 폴라리스 감독 작품보다는 훨씬훨씬 좋더라.  

마지막 장면이 잊히질 않는다. 사그러드는 삶의 불꽃. 살아가려는 의지와 절망의 아슬아슬한 공존. 다른 의미로 가슴이 뛴다. 살아있는 건 과연 축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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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카뮈카뮈
2012. 3. 11. 02:20

3월 일상2012. 3. 11. 02:20


예전에 무도 뒤끝공제 편에서 한 무도매냐가 무도가 너무 편하고 익숙한 가족 같아져서 '어차피 볼 건데' 하는 생각에 가끔 본방사수 안 할 때도 있다고 했는데, 나한테는 모야사마가 딱 그렇다. 2주분을 몰아보는데 참 편하다. 언제나처럼 항상 안정적으로 재밌다. 무서운 얼굴의 만보계회사 사장님 진짜 웃겼다ㅋㅋㅋ 사실 좀 덜 재밌어도 괜찮은 뭐 그런 기분. 사마즈는 내 오와라이의 고향같은 느낌이다.

+

동문연주회 합주 두 번째 공식연습날. 오늘 처음으로 속도를 많이 올려서 다같이 맞춰보는데 와, 그 어우러짐이 진짜 행복하더라. 너무 좋았다. 소규모 중주에서는 느낄 수 없는 합주만의 묘미다. 제일 좋아하는 종류의 짜릿함. 온 몸의 세포가 생동하는 느낌. 살아있는 것이 행복하다고 나도 모르게 생각하게 되어버리는 거의 유일한 순간.

아 근데 중주 연습은 언제 시작한담...

+

앞으로 보낼 5개월은 아마 살면서 다시 없을 행복일거다.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의무적으로 그렇게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가족과 친구들을 잘 챙기는 날들이 됐으면 한다. 특정 사건을 계기로 가족을 챙긴다는 종류의 프레이즈를 들으면 거의 동물적으로 불쾌해지게 됐는데, 어찌됐든 그것과는 별개로 나이먹을수록 가족밖에 없다는 건 진리다. 친구도 생각보다는 (아주 조금) 의미있는 존재가 됐다. 생각할수록 나는 인생을 정말 잘못 살아온 것만 같다. 이제부터라도 잘하면 될까. 근데 그래도 안 되는 부분은 안 될 거다. 절대로, 그럴 거라는 걸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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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카뮈카뮈
2012. 3. 2. 00:01

좋은 날 일상2012. 3. 2. 00:01


아침에 과외가다 메일 확인하고 숨이 막혔다. 내 눈을 못 믿어서 집에 전화해서는 메일 첫 문장을 읽어주고 이게 맞냐고 재차 확인하고서야 실감이 났다. 분당선 지하철에서 부끄러운 줄 모르고 그냥 울었다.

네임밸류로만 봤을 때 아주 좋은 학교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적어도 이제 편한 마음으로 나머지 결과들을 기다릴 수 있다는 게 너무 행복하다. 아직 학교들 많이 남았으니 좀 더 여유 가지고 기다려보자. 

아빠도 좋은 날, 딸도 좋은 날. 작은 케익 사서 노래부르고 함께 웃는 휴일. 이런 날도 하루쯤 있어줘서 감사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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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카뮈카뮈
2012. 2. 24. 19:57

2월 24일 금요일 일상2012. 2. 24. 19:57


스트레스가 사상 최고다. 졸업식 참석하고 맛있는 딤섬 먹고 커피 마실 때까지는 완벽한 하루였는데. 시기하면 안 되는데 시기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를 듣고, 당장 카페 흡연실로 달려가서 손 떨면서 줄담배피고, 집에 와서 메일 확인해보니 리젝션이 또 하나에, 물건 사기로 약속한 애새끼가 약속시간 40분 지나서 죄송하다고 이제라도 파시면 안되냐고 문자오는 순간 눈 밑이 바들바들 떨린다. 오늘은 운동 안 가려고 했는데 스트레스로 죽지 않으려면 밤새서 짐챙기는 일이 있더라도 갔다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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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카뮈카뮈

이소라 바람이 분다 나가수버전 영상이 갑자기 너무 보고 싶어서 다음에 접속했다. 이 영상을 보면 나는 언제나 운다. 연속 두 번 봐도 연속 두 번 운다. 정엽의 Nothing Better 보고도 운다. 의미는 좀 다르긴 하지만. 열한시쯤 차 안에서 그가 진행하는 라디오를 들었던 생각이 난다. 실컷 울고 나서는 접속한 김에 초창기 나가수 영상들을 하나하나 봤다. 박정현은 미아, 김범수는 늪, 윤도현은 삐딱삐딱, 임재범은 빈 잔이 가장 좋다. 이소라는 웬만한 건 다 좋다. '나를 사랑하지 않는 그대에게' 보고 다운받아놨다. 청승돋는 날에 들으면 좋겠다. 나가수는 이런저런 생각이 나게 하는데 그냥 그 때 내가 조금 더 예뻤으면 좋았을 걸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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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SBS에서 일요일인가에 하는 케이팝스타에서 볼 건 이하이밖에 없다. 박지민 rolling in the deep 보고 괜찮다 생각했는데 이하이 노래하는 걸 들으면 박지민이 뭐였는지 잊게 된다. 글로벌 시대는 이런 데까지 영향을 미치는지, 미국에서 태어나지도 않은 애가 그렇게도 소울풀하다. 얼굴이 고양이상이라 내 눈에는 꽤 섹시한데, 동작이 어설픈 건 또 되게 귀엽다. 갭이 매력인 재능있는 열여섯살. 보아가 얘 심사할 때 왜 그런 표정을 짓는지 알 것 같다. 재능을 타고난 애들한테는 노력으로 이길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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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이 추천해준 The Voice of Korea를 유툽으로 봤는데, 출연자들의 급으로만 따지자면 역대 오디션 프로 중 최고다. 처음엔 뒤돌아 듣다가 맘에 들면 심사위원들이 의자를 돌려 선택하는 방식인데, 이 의자를 돌리는 순간 시청자들이 느끼는 카타르시스가 꽤 크다. 좋은 시스템이다. 이제 2회 방영했는데 여태까지는 제일 처음에 나온 이별택시 부른 남자분이 제일 좋았다. 솔직히 외모가 너무 떨어져서 처음에 깜짝 놀랐는데, 노래를 너무 담백하고 진정성있게 잘 해서 그 두 배로 놀랐다. 로봇 김연우보다도 나은 것 같다. 많은 참가자들이 그 뒤로 합격했지만 이 사람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암튼 엠넷은 오디션 프로 만드는 데 특화된 방송사같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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