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여유란 가진 자의 것이다. 부족함에 목마르고 괴로운 이는 언제나 필사적일 수밖에 없다. 예쁘게 차려입고는 화이트데이잖아요, 하는 친구에게 예전같으면 와 좋겠다, 잘 다녀와 하고 웃으면서 인사할 수 있었을 텐데 오늘은 그렇게 못했다. 내가 그렇게 못했다는 것도 그 순간이 한참 지나고 나서야 깨달았다. 알면서 그런 게 아니라 정말 무의식적으로 못 했다는 게 무엇보다도 안타깝다. 내 삶의 특정한 부분에서 또 하나의 '여유'를 잃었다는 게 이제 정말 피부로 다가온다. 방학 때는 나 혼자 감싸안고 있으면 그냥 지나가는 문제였지만 개강하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니 그게 그렇게 안 된다. 괜히 애꿎은 블로그만 들락날락. 이런 걸로 나약해지는 게 정말 나도 싫다. 내일은 바쁠테니 좀 나을거다. 에이 컴터 접고 그만 운동이나 가자.
삶의 여유란 가진 자의 것이다. 부족함에 목마르고 괴로운 이는 언제나 필사적일 수밖에 없다. 예쁘게 차려입고는 화이트데이잖아요, 하는 친구에게 예전같으면 와 좋겠다, 잘 다녀와 하고 웃으면서 인사할 수 있었을 텐데 오늘은 그렇게 못했다. 내가 그렇게 못했다는 것도 그 순간이 한참 지나고 나서야 깨달았다. 알면서 그런 게 아니라 정말 무의식적으로 못 했다는 게 무엇보다도 안타깝다. 내 삶의 특정한 부분에서 또 하나의 '여유'를 잃었다는 게 이제 정말 피부로 다가온다. 방학 때는 나 혼자 감싸안고 있으면 그냥 지나가는 문제였지만 개강하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니 그게 그렇게 안 된다. 괜히 애꿎은 블로그만 들락날락. 이런 걸로 나약해지는 게 정말 나도 싫다. 내일은 바쁠테니 좀 나을거다. 에이 컴터 접고 그만 운동이나 가자.
스트레스는 계속. 아마 모레까지는 투 비 컨티뉴드 모드. 어쩌면 그렇게도 정말 벌레같은 인간이 있을 수 있을까. 나중에 현실과 타협하는 인간이 되더라도, 어찌됐든 내게 주어진 선택지는 이것 이외엔 없었다. 여기는 돼지우리보다 더 지저분하다. 적어도 돼지는 순수하기라도 하니까.
이 일로 멘탈이 계속 쪼여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자꾸 감성적이 돼서 미치겠다. 그 미국정부 효과도 혼자 있으니 오히려 부작용 유발. 외부도 내부도 전쟁이다. 평화롭게 좀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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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내 인터넷질의 70%는 고해커스와 더그래드카페의 무한반복이다. 아까도 에세이 쓰다 거의 무의식적으로 더그래드카페 들어갔는데 마이애미 합격한 어떤 애 코멘트가 눈에 들어왔다. Fell on the floor and sobbed for thirty minutes. Second time applying. First acceptance. 어머 눈물나. 축하해. 마음이 따뜻해져 집에 왔더니 바로 그 마이애미로부터의 리젝션이 책상 위에 곱게 놓여있드라.
남 일 돌볼 때가 아니다 진짜.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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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리노의 말에 대해 뭔가를 쓰고 싶은데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듯한 느낌이 들어 쉽사리 써지질 않는다. 요즘 유난히 책에든 음악에든 영화에든 압도당하고 싶은 욕망으로 가득했는데, 간만에 그 욕망을 채워준 작품이었다. 살을 에이는 바람소리와 반복되는 시퀀스, 건조한 모노톤의 마력. 그 이름 긴 폴라리스 감독 작품보다는 훨씬훨씬 좋더라.
마지막 장면이 잊히질 않는다. 사그러드는 삶의 불꽃. 살아가려는 의지와 절망의 아슬아슬한 공존. 다른 의미로 가슴이 뛴다. 살아있는 건 과연 축복일까.
예전에 무도 뒤끝공제 편에서 한 무도매냐가 무도가 너무 편하고 익숙한 가족 같아져서 '어차피 볼 건데' 하는 생각에 가끔 본방사수 안 할 때도 있다고 했는데, 나한테는 모야사마가 딱 그렇다. 2주분을 몰아보는데 참 편하다. 언제나처럼 항상 안정적으로 재밌다. 무서운 얼굴의 만보계회사 사장님 진짜 웃겼다ㅋㅋㅋ 사실 좀 덜 재밌어도 괜찮은 뭐 그런 기분. 사마즈는 내 오와라이의 고향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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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연주회 합주 두 번째 공식연습날. 오늘 처음으로 속도를 많이 올려서 다같이 맞춰보는데 와, 그 어우러짐이 진짜 행복하더라. 너무 좋았다. 소규모 중주에서는 느낄 수 없는 합주만의 묘미다. 제일 좋아하는 종류의 짜릿함. 온 몸의 세포가 생동하는 느낌. 살아있는 것이 행복하다고 나도 모르게 생각하게 되어버리는 거의 유일한 순간.
아 근데 중주 연습은 언제 시작한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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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보낼 5개월은 아마 살면서 다시 없을 행복일거다.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의무적으로 그렇게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가족과 친구들을 잘 챙기는 날들이 됐으면 한다. 특정 사건을 계기로 가족을 챙긴다는 종류의 프레이즈를 들으면 거의 동물적으로 불쾌해지게 됐는데, 어찌됐든 그것과는 별개로 나이먹을수록 가족밖에 없다는 건 진리다. 친구도 생각보다는 (아주 조금) 의미있는 존재가 됐다. 생각할수록 나는 인생을 정말 잘못 살아온 것만 같다. 이제부터라도 잘하면 될까. 근데 그래도 안 되는 부분은 안 될 거다. 절대로, 그럴 거라는 걸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