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일어날 거라고 예상하는 일은 내 육신이 망가질 것이고, 내 마음은 작동을 멈출 것이라는 것이다. 그런 식으로 일이 진행될 것이다. 나는 자식이 없기 때문에 내 유전자는 계속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나는 리처드 도킨스의 밈 이론으로 위안을 삼는다. 밈은 정신적 단위다. 유전자가 몸에서 몸으로 이동하는 것처럼 마음에서 마음으로 이동하는 사고와 아이디어, 제스처, 관념, 노래, 믿음, 라임, 이상, 가르침, 격언, 문장, 클리셰. 글쓰기와 강의, 방송, 지나치게 많은 농지거리를 던지며 평생을 산 나는 다른 많은 이들보다 더 많은 밈을 남겨놓게 될 것이다. 그것들 역시 결국에는 소멸되겠지만, 세상일은 다 그런 식이지 않은가."
로저 에버트, '세상 속에서 빛을 보다' 중
일요일 아침에 엠플로 들으면서 들썩거리다가 이동진님 블로그에서 이 글을 본 순간 음악을 껐다. 글이 좋으면 글쓴이도 좋은 사람일 것이라는 이상한 환상에 상처입어온 탓에 그런 생각을 버리려고 끊임없이 노력해왔지만, 이 사람만은 좋은 사람이었을 거라 확신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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