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말고 아리에티를 보자.
잊지 말고 아리에티를 보자.
The Mentalist 본 것들, 들은 것들2012. 1. 21. 00:33
요 며칠간 시즌 1, 2를 다 봤다. 근데 빌어먹게 재미가 없다. 지루하다. 지루한데 계속 보고 있는 이유는 1. 캐릭터들에게 조금 정이 들어서, 2. 따로 할 일이 없어서다. 가장 재미없는 점은 이 드라마의 주인공 패트릭 제인이 문제를 자기 혼자 푸는 제멋대로형 인간인데, 그 과정을 리스본 팀에게뿐만 아니라 시청자한테도 안 알려준다는 거다. 보고 있으면 그래서 뭐 어쩌라고? 이렇게 된다. 거기다 이 백인 금발 곱슬머리 아저씨는 너무 느끼하고 능글맞아서 내 타입과는 거리가 멀다. 너무 멋대로고 불쌍한 리스본에게 민폐를 넘 마니 끼쳐서 가끔 짜증까지 난다. 사진은 병주고 약주는 제인을 열성을 다해 째려보는 리스본. 리스본 귀엽다. 영상으로 보면 더 귀엽다. 제인이 민폐끼치고 돌아다니면 엄마처럼 돌아다니면서 뒷처리하고 곤란해한다.
이 드라마는 되게 지루한데 걍 캐릭터들이 정들게 한다. 킴벌 조라는 한국인 캐릭이 있는데 돌부처같은 얼굴에 시니컬한 유머를 날려서 그나마 내 타입에 가깝다. 뭐 아시안 아메리칸 문화평론가들이 보면 이 아이스맨 캐릭에 문제를 제기할지도 모르지만. 이 사람 얼굴을 보면 미국인들이 생각하는 아시안 얼굴이 뭔지 정말 잘 알 것 같다. 제인은 뭐 어찌되든 안궁금. 레드존 스토리를 너무 질질 끌어서 짜증난다. 반 펠트는 귀족처럼 예쁘게 생겼다. 뭔가 앤 해서웨이를 떠오르게 하는 얼굴인데 해서웨이보다 덜 보기 부담스럽다. 해서웨이 얼굴은 가만 보면 좀 마이클잭슨 같거든. 릭스비는 뭐 걍 육체파형 캐릭.
암튼 이런 걸 보면 셜록이 얼마나 대단한 흡입력을 가진 드라마인지 알게 된다. 내년까지 언제 기다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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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하다 기절할 뻔하고 거기다 술을 퍼마셨는데도 피곤하지도 취하지도 졸리지도 않는다. 감히 누가 멘탈리스트를 셜록만큼 재밌다고 했지? 캠퍼스에는 소리높여 웃는 아이들의 웃음이 있었다. 그 웃음소리가 뇌리에서 지워지질 않는다. 다시는 던힐 밸런스를 손에 쥐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내가 당장 할 수 있는 걸 다 해서 그런지 생각보다 기분은 괜찮다. 잘 견디도록 오늘까지 기다렸던 거겠지. 오늘자 이카리신당에는 정말 이상하게도 혼자 사는 두 남자(정확히는 한 남자와 한 여장남자)의 외로움에 대한 푸념이 이어졌다. 이 방송 시작할 때부터 봐왔지만 듣도보도 못한 쓸쓸한 비지엠. 비슷하면서도 너무나 다른 이 두 사람. 독설 캐릭터로 불러놨더니 세상에나, 외로움에 가끔 울고 싶단다. 넓은 집에서 사는 외로움에 못 견뎌 좁은 집으로 이사갈까 생각했다는 에피소드에 서로가 공감해버린다. 내 방은 참 좁으니 그런 점에서는 문제가 없다. 스물아홉의 볼 것 없는 여자에게 늦은 개운사의 문은 닫혀있었고 나는 모자란대로 바깥의 석불 앞에 앉아있었다. 기계로 깎아낸 것 같은 석불의 얼굴을 쳐다보고, 이런 표정에서 어떻게 사람들은 자비를 구할까 의아해하면서, 익숙하지 않은 혼잣말을 몇 마디 해봤다. 고양이를 찾았는데 고양이는 없었다. 오늘 밤은 혼자 견뎌야 한다는 의미라고 내멋대로 해석했다. 지금 시점에서 가장 짜증나는 건 내일 아침 열시에 잠실에서 과외가 있다는 거다. 과외하고 학교로 돌아와서 운동하고 그러고 집에 가자. 집에는 따뜻한 구정의 분위기와 명절음식과 가족들이 있다. 아리요시가 2012년의 목표로 삼은 여자친구 만들기에 성공하고 혹시 결혼까지 하게 된다면, 그래서 결혼소식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특유의 눈주름이 가득한 행복한 웃음을 보여준다면, 나도 진심으로 행복할거다. 그런데 그건 아리요시가 현실이 아니기 때문에 가능한거다. 내 기분 말이다. 어찌됐든 나는 집으로 돌아갈거고, 건강한 한 해를 보낼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