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 14. 04:36
셜록 다시 정주행 본 것들, 들은 것들2012. 1. 14. 04:36
어젯밤 뭔가의 반작용으로 셜록을 시즌 1부터 다시 정주행했다. 정주행이래봤자 시즌 하나에 세 편밖에 없긴 하지만. 보면서 느낀 의문 첫번째는 왜 모리어티를 굳이 게이로 설정했는가다. 그렇잖아도 이미 홈즈와 왓슨의 관계에서 고의적으로 수상한 냄새가 풀풀 풍기는데. 나중에 모리어티가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부분에 이르게 되면 작가의 의도가 좀 더 분명해질거라 본다. 부디 지나치게 유치해지지 않기만 바랄 뿐.
벨그라비아를 다시 보면서 느낀 건, (셜록의 경우) 생명의 위기에서 사람을 구하려면 동정심이 없어야 한다는 기묘한 명제다. 예전에 법 쪽에 있는 내 친구가 그런 비슷한 말을 했었고 문학하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사회를 바꾸겠다는 정의감을 가지고 법대에 입학한 인간이든(이건 90프로 이상이 거짓말이겠지만), 책이 너무 좋아서 문학을 하겠다고 뛰어든 인간이든간에 전부 처음 먹었던 그 뜨거운 마음이 사그라들고 자기가 하고 있는 짓에 점차 질리게 되어 있다. 심지어 그런 무감정한 눈이 없으면 그 짓을 제대로 할 수 없기까지 하다. 나는 셜록에 대해 비평할 수 없는데, 그건 내 눈에는 이미 셜록의 단점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아도르노인지 암튼 프랑크푸르트 학파의 누군지가 문화비평을 하려면 나 자신의 반은 그 문화 속에, 나머지 반은 그 밖에 있어야 한다는 류의 말을 했던 거 같은데 다 비슷한 얘기다. 뭐 생각해보면 굳이 직업뿐만 아니라 사람 대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책이든 사람이든 그것의 단점이 보이고 그것마저 사랑할 수 있어야 진정한 사랑이라는데, 지금의 나는 일정한 거리두기 없이 그럴 수 있다고 말하는 건 다 거짓말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그건 사랑이 아니라 그저 관용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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