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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것들, 들은 것들'에 해당되는 글 33

  1. 2012.01.08 SHERLOCK!!!! (스포있음)
  2. 2012.01.03 Busker Busker - 그댈 마주하는 건 너무 힘들어
  3. 2011.12.31 2011년 11월 30일, 여왕님 안녕
2012. 1. 8. 00:41

SHERLOCK!!!! (스포있음) 본 것들, 들은 것들2012. 1. 8. 00:41




1년여의 공백기를 끝내고 드디어 셜록이 시즌 2로 돌아왔다. 결론부터 말하면 기대를 저버리지 않은 퀄리티였다. 첫 편부터 아이린 애들러를 집어넣은 건 여러 가지 의미로 자극적이었고, 캐릭터 설정도 역할도 모두 지나치지 않은 각색이었다고 본다. (SM여왕 설정은 솔직히 조금 놀라긴 했지만, 원작에서 애들러가 차지하는 무게와 이미지를 고려한다면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는 정도였다.) 애들러 역할을 맡은 배우가 누군지는 잘 모르겠지만, 원작에서의 섹시하고 명석한 애들러의 이미지와 잘 어울렸다. 화장은 안 하는 편이 훨씬 이쁘더라.

I'm SHERLOCKED의 트릭을 보면서 최근에 유행했던 '밀어서 잠금해제' 열풍이 생각났다. 사실 좀 유치한 부분이 없잖아 있었지만 뭐 걍 그런대로 무리는 없었음. 전체 스토리라인과도 잘 이어지고. 

셜로키언들이 약간 옥신각신하고 있는 듯한 마지막의 "RUN!" 장면은 원작에서의 홈즈의 이미지와는 물론 잘 맞지 않는 부분이지만, 지극히 이 드라마다운 각색이라고 생각한다. 어찌됐든 이 드라마의 초점은 '인간 홈즈'를 그려내는 데 있고, 어릴 적 해적이 되고 싶어했다는 홈즈의 숨겨진 휴머니티를 색다른 방식으로 살짝 보여줬다고 받아들이면 될 듯.

일주일에 한 번씩 나오는 거 같은데 진짜 완전 기다려진다. 새로운 즐거움이 될 듯.


p.s. 이건 걍 잡설인데 동서양을 막론하고 동인녀들을 끌어들이는 설정을 사용하는 건 다를 게 없다 싶다. 근데 만약에 작가가 진정 그 점에 포인트를 뒀다면 모리어티 역할의 배우 캐스팅에 더 신경썼어야 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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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카뮈카뮈




갠적으로 한 뮤지션에 미치면 그의 음악만 일정기간 동안 수없이 반복해 듣는 타입인데, 이번에 미친 그룹은 버스커버스커다. 음악활동을 오래 해 오던 이들이라 서른 개 정도의 자작곡들이 있는데, 슈스케에서 올렸던 곡들보다 자작곡들이 천 배 정도 좋다. 덧붙여 내가 좋아하는 밴드의 요건 두 가지(보컬이 남자일 경우에 1. 보컬이 '좀 가난한' 목소리일 것, 2. 최소한의 악기를 사용할 것)를 아주 잘 충족시켜주는 밴드이기도 하다. 여지껏 내가 들어본 국내 노래 중에서는 가장 내 타입이다.

꽂히는 뮤지션을 발견했을 때의 내 갠적 특징 중 하나는 한 앨범 내에서 첨에 꽂힌 노래가 약간 질릴 즈음 다른 맘에 드는 노래가 나타나고, 또 그 노래만 너무 들어 약간 질릴 쯤에는 또 새로운 노래가 차례차례 꽂히는 현상인데 버스커버스커 노래도 그랬다. 첨엔 젬베오빠가 제일 좋았다가 그 다음엔 첫사랑. 현재는 첫사랑을 지나 이 그댈 마주하는 건 너무 힘들어를 열심히 듣고 있다. 이 노래의 희한한 점은 멜로디와 연주는 굉장히 어쿠스틱한데 가사는 상당히 섹시하다는 것. 뭐 어쿠스틱한 곡이 섹시하지 말라는 법은 없지만 자꾸 전여친 몸이니 그날의 밤이니 그러는 게 웬지 좀 이질감드는데 그 이질감이 바로 이 노래의 매력이다. 빠르게 읊조리는 클라이맥스 부분이 아주 좋다.  

정말이지 들으면 들을수록 장범준의 음악은 그 맛이 우러난다. 이런 소박한 재주꾼 같으니. 얼른 앨범이 나왔으면 좋겠다. 근데 앨범 곡이 너무 흠잡을데 없는 음질로 다듬어져서 나오면, 보통의 앨범에서도 라이브버전, 데모버전을 선호하는 나는 오히려 이 음질 엉망인 자작곡 파일들로 돌아올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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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11월 30일, 여왕님 안녕  (0) 2011.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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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카뮈카뮈
2011. 12. 31. 23:48

2011년 11월 30일, 여왕님 안녕 본 것들, 들은 것들2011. 12. 31. 23:48


한때 세상에서 시이나 링고가 최고인 줄 알았던 적이 있었다. 매력적인 외모와 철학과 섹시하고 공격적인 카리스마와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실력. 아, 나한테 이렇게도 어필할 수 있는 뮤지션은 링고 이상은 없겠구나 싶었던 때가 있었다. 나에게 그녀는 지독히도 세속적이고 천해서 더더욱 완전무결한, 유일한 여왕님이었다.

그런데 어느 때부턴가 그렇게도 나를 전율하게 했던 그녀의 음악은 조금씩 그 방향을 달리하기 시작했다. 도쿄지헨 2집 때부터였던 것 같다. 사실 뭐 그것까진 좋았다. 뭐 경험상 드문 일도 아니었으니까. 그냥 예전 맘에 드는 노래들을 들으면 된다.  

지알이 스터디에서 우연히 만났던 링고 팬 후배가 언니, 링고 콘서트에서 욱일승천기 흔들었대요, 했을 때가 처음으로 내가 링고에게서 멀어졌던 때였다. 똑똑한 그녀이니 욱일승천기가 갖는 의미를 모르고 사용했을 리는 없다. 철학의 방향이 그 쪽으로 치우쳐 가는구나 싶어 약간 배신감이 들었지만, 똑똑한 애들이 이런 쪽으로 이상해지는 건 종종 있는 일이니 위화감은 없었다. 많이 사랑했으니, 여기에서 그친다면 한 번은 넘어갈게 싶었다.

올해 홍백에 그녀가 처음으로 출전하게 됐다는 소식에 오랜만에 두근거리며 신곡을 들어봐야지 싶어 검색했다가, 도쿄지헨 5집 앨범 '대발견'과 타이틀곡의 PV에 온통 욱일승천기가 난무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충격 아닌 충격에 휩싸인 채 나는 이 글을 쓴다. 이 소식을 전한 블로거는 자신을 더 이상 링고의 팬이 아니라 선언했다. 그 포스트에 달린 댓글 작성자들 중 통역 일을 한다고 밝힌 어떤 분은 자신의 동료 통역사로부터 링고가 한국을 싫어한다고, 그래서 절대 한국 공연만은 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고 한다.   

나는 아직 그녀를 완전히 버릴 수가 없다. 바로 작년까지도 가장 힘들 때 (극단적인 방식으로) 나를 위로했던 것은 도쿄지헨의 투신자살기도였고, 마루노우치 새디스틱 라이브 버전을 들을 때마다 미래의 공연장에서 열광하는 나 자신을 상상했다. 아마 나는 앞으로도 그녀의 음악을 가끔 들을거다. 그러나 이전의 내가 나 자신을 완전히 함몰시킨 채로 그녀를 들었다면, 이제는 아마도 이성이 먼저 나타날 것 같다. 그리고 혹시라도 누군가가 시이나 링고 좋아하세요? 라고 물으면, 나는 대답하기 전에 나도 모르게 얼굴을 찡그리고 말 것만 같다. 격렬한 애정과 차가운 배신감의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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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카뮈카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