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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9. 9. 15:56

오랜만에 일상2020. 9. 9. 15:56

 

내 덬질인생을 가만히 돌아보면 아주 좋아했던 것들, 특히 이십대 후반에 좋아했던 것들은 2-3년 뒤에 꼭 다시 반복해서 봤더라. 한살한살 먹어가면서 점점 모든 것에 무뎌지는 탓에 새로운 덬질아이템을 발견하기 힘들어지는 게 제일 큰 이유고, 이미 재미있다는 걸 알고 있는 아이템들을 복습하는 게 새로운 필드를 탐험하는 것보다 여러모로 더 경제적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여기에 덧붙여 어제 깨달은 건 과거에 사랑했던 것들에 대한 강한 노스탤지어가 어느새 내 안에 자리잡고 있었다는 것. 평소에 과거를 돌아보는 타입이 전혀 아니라 스스로도 놀랐다. 계기는 내 유툽피드에 뜬 사마즈 유툽채널. 유툽만든 줄 몰랐어서 완전 놀라 살펴보다가 후카와 료가 나오는 클립들을 발견했는데 정말 오랜만에 만났는데도 보자마자 후카와가 너무 좋아하는 게 눈에 보이는 거다. 그 꾸준한 무기력의 상징같았던 요즘의 후카와가 만나자마자 이상한 거 시키는데도ㅋㅋ 사마즈 만난 기쁨이 더 크다고 해주고 유툽채널에 힘이 되고 싶다며 노력해주는 게 어찌나 보기좋던지. 역시 나만 그렇게 느낀 게 아니었어서 댓글들에도 온통 기뻐하는 우치피팬들 투성이였다.ㅎㅎㅎ 웃짱이야 워낙 바쁘신 분이고 우치사마에서도 만나니 크게 바라는 건 무리겠지만 TIM은 꼭 나와줬으면 좋겠고 나올 거 같다.ㅋㅋㅋ

 

그렇게 즐겁게 유툽구경 끝나자마자 사마사마 끝난다는 소식을 접해서 또 너무 충격 ㅠㅠ 아직 본편을 못봐서 왜 끝나는지는 모르겠지만 사마즈의 유일한 토크칸무리방송이고 무려 14년간이나 해왔는데 왜... 왜인거야... 이래서 유툽채널 연거였나 싶고. 뭐 내가 이제 트렌드 못따라가고 유툽방송 안보는 노땅이어서 그럴 수도 있지만 퀄리티는 솔직히 지상파랑은 비교불가라고 느낌. 카미사마즈/마루사마즈의 스탭들이라고 하는데 솔직히 좀 산만하고 정신없고 아직 방향성을 잘 모르겠거든. 그 이상한 검은 비닐매트에 사람 들어가는 것도 뭐가 재밌는지 모르겠고 위험하겠다는 생각뿐... 약간 딴 얘기지만 풋볼아워 고토가 한 눈에 스탭들 알아본 거 너무 대단했고 마루사마즈가 본인들의 청춘이었다고 얘기해줘서 또 고마웠다. 아 너무 노스탤지어 범벅인가 ㅋㅋㅋㅋㅋ 

 

어찌됐든 아직 초반이고 앞으로 더 나아질 가능성이 매우 크니 너무 불평만 늘어놓는 건 별로고... 비록 사마사마는 종료하지만 사마즈 접할 새로운 통로가 생겨서 기쁜 건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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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즈 너무 길게 써서 나머지 노스탤지어들은 요약본으로 써갈기겠음

 

아리요시: 내가 여기서 한참 아리쨩에 미쳐있던 때가 7-8년 전쯤인데 새삼스럽게 아직 결혼안하고 외모도 커리어도 그대로인거 대단하다 ㅋㅋㅋㅋ 심지어 과거의 어느 시점보다는 더 건강해보이고 젊어진 듯. 행복해보여 좋다. 어제 런하 덕분에 생애 첨으로 에르메스 애플워치병만 걸렸음ㅋㅋㅋ 한 번도 예쁘다고 생각해본 적 없는데 아리요시가 하니 확 눈에 띄더라 너무 잘 어울려.

 

장범준: 한참 관심없다가 이번 실버판테온에 빠짐. 형태랑 브래드는 잘 살고 있을까?

 

칸쟈니&스바루: 탈퇴 이후로 너무 지쳐서 한동안 크로니클도 뭐도 안보다가 어제 크로니클 몇달치 모아봤는데 요즘 다시 재밌더라? 다들 재능도 매력도 넘치고 이제 달라진 각자의 행보를 존중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결론적으로 나는 칸쟈니 내의 스바루를 사랑했던 거 같다. 이제 그들에게 느끼는 건 일종의 전우애같은 느낌뿐임 동년배라 그런지

 

은혼: 내가 긴토키에게서 벗어나는 일은 없을 듯. 긴히지는 영원히 사랑이다

 

아 연구관련 아니고 순수하게 덬질에 대해 아무렇게나 한글로 글쓰니 너무 좋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가끔 이것저것 쓸데없는 거 쓰러 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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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23일  (0) 2014.05.23
:
Posted by 카뮈카뮈
2019. 11. 19. 17:19

칸잼 시이나 링고 특집 본 것들, 들은 것들2019. 11. 19. 17:19

 

칸잼 시이나 링고 특집이라는 흔치 않은 두 최애의 접점을 즐겁게 감상했다. ‬사실 링고에 끌렸던 건 내가 페미니즘에 눈뜨기 한참 전이었고 당시 노래들을 들으면서 딱히 그런 점들을 염두에 두지는 않았었다. 그 때의 기분을 지금 시점에서 언어화해보자면 그녀의 보이스톤이나 표현력도 물론 매력적이었지만 메이저 일음판에서 거의 유일무이한 bossy하면서 에로한, 좀 더 세상에 유해한 여성 싱어송라이터로서의 무게감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요소였던 거 같다. (물론 그 사이사이에 보여주는 유약함이나 부끄러움 등등이 있었기에 그 강함이 더욱 아름다울 수 있는 것.) 여러 의미로 대단한 퍼포머(로서의 여성).

 

가장 감동적이었던 파트는 작곡 테크닉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 본인도 여기서 전조를 몇 번 하면 더 좋게 들리지 않을까 의식할 때도 있지만 결국 그런 식으로 노래를 만들게 되면 뭔가 정말 중요한 걸 놓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하반신으로 곡을 쓰는 느낌, 자궁으로 쓰는 느낌이 안 난다"고 말하는 순간 스튜디오의 햐다인도 감탄하고 나도 너무 감동했다. 프로이드가 멍청해서 묘사하지 못했던 여성의 리비도를 이렇게 잘 표현하는 말이 또 있을까? 지난 앨범 트랙 사이의 간격이 너무 짧은 것에 대한 질문에도 설마 그렇게 답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호르몬 등 여러 이유로 통제할 수 없는 여성의 급격한 기분의 변화를 음악적으로 표현한 결과라고. 그런 상황에서 "요캇따네~ 쟝!(장조)" 이렇게 곡이 끝나는 기분은 되지 않지 않나요? 라고 질문하는 게 또 끝내주는데 이 말은 곧 음악에서의 남성중심적 서사구조에 대한 반발에 다름아니기 때문. 한 마디 한 마디가 너무 짜릿했고 그야말로 empowered되는 느낌. 너무 감동적이었다. 히로나가 아나 말마따나 그냥 자기 하고 싶은 거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까지 receptive한 창작자인 줄 전혀 몰랐고 여성이라는 주제를 단순히 테마로만 삼는 걸 넘어서서 자신의 작품에 구조적인 차원으로 녹여내는 노력을 해왔다는 건 더더욱 몰랐다. 도쿄지헨 활동 이후 주로 추구하는 장르가 락에서 재즈로 바뀐 뒤로는 거의 안듣고 있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이십대의 많은 순간들을 격정적으로 위로하고 또 자극했던 소중한 뮤지션의 새로운 부분을 발견하게 되어 순수하게 기쁘다.

 

한편으로는 그 햐다인 오른쪽에 앉아있던 작곡가인지 평론가인지 모를 패널이 온갖 음악이론을 끌고 와서 이론적으로 곡 설명을 실컷 하고 난 뒤 링고가 자기는 이론 같은 건 의식 안 하려고 하며 중요한 건 그게 아니라는 식으로 이야기했을 때 그 패널이 느꼈을 패배감을 예술평론하는 사람으로서 나도 느낌. 이래서 예술에 대해 신비평식으로 클로즈리딩하면서 온갖 이론의 언어를 빌려 설명하는 행위 자체가 근본적으로 구린 거다. 창작자 본인도 깨닫지 못하는 무의식과 그 무의식을 형성한 외적 요인들, 그 모든 것들이 발생시키는 효과에 집중해야 한다는 걸 다시 한번 깨달음.

 

아 그리고 마지막으로 코코니키스시테를 좋아한다는 스바루가 있었을 때 링고 특집을 했다면 스바루도 나도 얼마나 좋았을까 상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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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카뮈카뮈
2019. 5. 5. 04:49

Repetition 카테고리 없음2019. 5. 5. 04:49

 

“It is only this factor of involuntary repetition which surrounds with an uncanny atmosphere what would otherwise be innocent enough, and forces upon us the idea of something fateful and unescapable where otherwise we should have spoken of ‘chance’ only”

 

Freud, “The Uncanny” (1919) from Studies in Parapsychology (1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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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카뮈카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