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ril is the cruellest month, breeding
Lilacs out of the dead land, mixing
Memory and desire, stirring
Dull roots with spring rain.
Winter kept us warm, covering
Earth in forgetful snow, feeding
A little life with dried tubers.
아마도 영시에서 가장 유명할 클리셰. 난 시 전공도 아니고 더더구나 엘리엇은 잘 모른다. 그래도 이 구절은 참 좋다. 아주 오래 전부터 좋았다. 차라리 망각의 눈 속에서 '따뜻한' 겨울을 보내는 쪽을 택하겠다고 생각했었다. 기억과 욕망이 뒤섞이고 둔감한 뿌리가 봄비로 흔들릴 때, 4월은 아름다워 잔인하다. 왜 나는 굳이 죽은 땅에서 라일락을 피워냈던가. 왜 그래야만 했던가. 내밀한 두려움을 의식 한 켠에 제쳐둔 채 나는 운명처럼 당신을 택했다. 피어난 꽃은 너무도 눈부셔 내 눈으로는 차마 똑바로 쳐다볼 수 없다. 겨울을 생각할 시간이 왔다. 익숙해지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언제나 그렇다. 그러나 그리 오래는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