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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1. 19. 18:56

2014년 1월 18일 밤 일상2014. 1. 19. 18:56


개강 전 마지막 주말의 밤. 새 학기에의 반항인지 약간의 바람이 나서 매니큐어 몇 개를 사들였다. 마트에서 반신반의하며 들고 온 5불짜리 사케를 마셨다. 예상대로 싸구려 사케는 에탄올의 맛이 났다. 그래도 취한다는 본래의 목적에는 충실했으니 그나마 만족이다.


여기저기서 금연한다는 얘기가 들려오는데 나는 여전히 금연할 이유를 찾지 못하고 있다. 단순히 미래를 걱정하여 현재의 쾌락을 멀리할 정도로 교과서적인 인간은 못 되는 것 같다. 결혼해서 아이라도 낳게 된다면 달라지겠지만. 딴 얘기지만 나는 아이를 낳아 키운다는 것에 대해 근본적인 공포를 가지고 있는데, 가장 큰 이유는 출산이란 부모가 그들 나름의 이상적인 가족의 형태를 이루기 위한 이기심에서 행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도저히 버릴 수 없기 때문이다. 내 아이가 나중에 커서 엄마는 왜 나를 낳았어요, 라고 물으면 나는 너무나도 부끄러운 나머지 틀림없이 자살하고 싶어질 거다. 내 삶은 여태 모자란 것 없이 행복했지만, 그것이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고 싶었는지에 대한 선택이 애초에 주어진 적조차 없다는 사실을 변화시키지는 못한다. 커트 보네거트가 "심판의 날에 제시할 정상참작사유: 우리는 애초에 태어나길 요청한 적이 없다"고 이야기했을 때 그의 생각은 정확히 내 것과 일치한다. 다만 이 모든 사유들을 마치 없었던 것처럼 무시하고 내 삶을 사회적 통념과 그다지 어긋나지 않는 것으로 만드는 것 또한 너무나도 쉬운 일일 것이다. 그런 날이 만약 오게 된다면 이 글은 여러 의미로 수치스러워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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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카뮈카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