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과 2월을 가득 채웠던, 이름을 붙이기 어려운 내 안의 '바람'같은 것이 많이 사그러들었다. 여러모로 들떠있던 감정들이 가라앉았다. 덕분에 주위의 상황들과 내 기분을 조금은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되었다. 포기해야 하는 것은 빨리 놓아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대부분 그렇지 못하지만) 자학이 심해져서 괴롭다.
냉정해진 건 다행이다만, 2월까지만 마시려고 했던 술은 3월에도 4월에도 마시게 될 것 같다. 거기에 아무 근거는 없다. 그냥 그렇게 느꼈다.
+
이 정도면 분에 넘치게 사랑받고 사는데 왜 나는 이렇게도 자존감이라고는 없을까. 한 걸음만 잘못 디디면 금새 외골수의 감옥에 갇혀버린다. 외부 세계와 맞닿는 감각이 극도로 예민해진다. 오늘이 그런 날이다. 반대의 날들이 또 금방 찾아올 걸 알지만 오늘은 버텨야 한다. 잠들 때까지만 버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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