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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주의적 권력 이론이 정신분석에서 빌려온 것은 오히려 대상의 '내면화' 또는 '받아들임'(프로이트) 메커니즘, 그리고 이로부터 귀결된 '주체의 탈중심적 위치'(라캉)과 관련된다. 바꿔 말하면 그것은 주체가 어떤 대상에 의해, 즉 스스로 내면화되면서도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어떤 것'에 의해 규정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런 의미에서 주체는 이 '어떤 것'에 대해 '탈중심적'이다. 내면화된 시니피앙이 주체를 규정하듯이, 내면화된 권력은 그 내면화의 효과에 의해 주체를 주체 자체의 내부로부터 규정한다. 주체 자체는 권력의 이런 내면화에 의해 형성되는 것이며, 그 때 주체는 내면화된 권력에 대해 '탈중심적'이다. 이런 이론 형성은 알튀세르, 들뢰즈·가타리, 푸코가 발전시킨 권력 이론의 한가운데에 놓여 있다. 라캉의 '구조주의적' 이론에 비판적 접근법을 취했지만 이로부터 부인할 수 없을 만큼 영향받은 알튀세르는 호명의 메커니즘과 이데올로기적 재인/오인의 메커니즘을, 들뢰즈·가타리는 자본주의적 가족 체계에 의한 오이디푸스적 복종화의 메커니즘을, 그리고 푸코는 규율적 장치들에 의해 실현된 권력의 투여 메커니즘과 내면화 메커니즘을 각각 이론화했다. 겉보기에는 상이한 이 세 가지 이론작업은 권력의 내면화에 의해 실현된 복종화, 그리고 주체의 '탈중심적' 위치라는 동일한 개념을 공유한다. 이런 의미에서 이처럼 라캉의 '구조주의적' 정신분석 이론에 그 접근법의 바탕을 둔 이런 이론을 우리는 '구조주의적' 권력 이론이라고 부른다.


(사토 요시유키, <권력과 저항: 푸코, 들뢰즈, 데리다, 알튀세르>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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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구조주의의 '결여된 주체'의 탈중심성을 권력 이론과 연결시키는 명쾌함. 나를 포함한 한국의 일반 독자들에게는 거의 알려져 있지 않은 학자의 박사논문(정확히는 이를 토대로 수정한 책)을 굳이 번역해 출판한 이유를 알 것 같다. 서론만 읽어도 알 수 있다. 낯익지만 신선한 주제, 그 주제의 적확한 포지셔닝, 거기에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는 문체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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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카뮈카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