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쩔 수 없이 상처주는 입장에 선 쪽의 마음도 룰루랄라 상쾌한 건 아니다. 진심인 걸 잘 알기에 더 함부로 하지 못했고 덕분에 내 쪽도 불필요한 스트레스가 컸다. 최대한 가볍고 깔끔하게 마무리지으려 노력했다. 내가 최선을 다하는지의 여부와 상관없다는 걸 알았지만 그래도 그렇게 했다. 자기정당화라 해도 좋다. 동시에, 타인의 감정을 배려한다는 행위 자체에 한계가 있다는 것 역시 알았기에, 인사하고 뒤돌아선 그 순간부터 나는 그 일에 대해 생각하기를 그만뒀다. 이제는 그 쪽이 스스로 추스릴 차례다. 한 달 동안 아무것도 못 했다느니 하는 푸념을 친절히 들어줘야 할 이유는 없었다. 이 이후의 일 역시 내가 상관할 바는 전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