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가만히 생각해보면 나는 내가 싫어하는 종류의 인간이었던 것 같다. 내 로망은 온화하지만 할 말은 하는, 지혜로운 사람이었건만 세 가지 다 나와는 거리가 멀다. 자기 자신의 진실한 모습을 알게 해 달라는 소원을 빌고 나서, 그 다음 소원으로 자신을 알기 이전으로 돌려달라고 빌었다는 어느 우화 주인공의 이야기처럼, 나 자신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랐던 몇 년 전의 백치상태로 돌아가고 싶을 뿐이다. 모르면 모든 것이 편해진다.
식욕이 돋는 시기가 왔는데 좀 참자. 물 많이 마시자. 뭉친 근육들도 조물조물 부지런히 잘 풀어주자. 자칫하다 몸만 튼튼해질라.